location : sangam-dong, mapo-gu, seoul
program : commercial
status : completed, 2022
design phase : 2021-2022
site area : 74.54㎡
building area : 37.11㎡
gross floor area : 132.92㎡
photos by : Bae jihoon

계단은 건물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수직으로 나뉜 공간들을 연결하고 건물 전체가 작동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작 설계 과정에서는 효율적인 배치의 대상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채광과 조망이 좋은 자리는 다른 공간에 내어주고, 계단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위치에 놓인다. 기능적으로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공간적으로는 주변부에 머무는 존재인 셈이다.
레드홀은 이러한 계단의 익숙한 위치와 역할을 다시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했다.

상암동의 오래된 상권은 좁은 골목과 낮은 건물들 사이로 시선이 제한되는 곳이다. 하지만 그 제한은 수평적인 이동에 머물 때의 이야기다. 높이를 달리하면 주변 건물의 지붕과 그 너머의 도시가 시야에 들어온다. 계단이 가진 수직적인 이동의 성격은 이곳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갖는다.

계단을 독립된 실로 구획하기보다 건물의 외곽을 따라 이어지는 하나의 길로 생각했다. 작은 대지에서 내부의 가용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계단을 건물 밖으로 꺼내면서 그동안 계단실 안에 머물러 있던 이동의 경험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건물 안에 있었다면 층과 층을 연결하는 것으로 끝났을 이동이, 외부에서는 주변을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달라지는 시선과 풍경을 통해, 좁은 골목에서 경험하는 공간의 범위를 넓혀보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바라본 계단을 건물의 외형에서도 감추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형태와 색채를 통해 계단의 존재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