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운지

# bob magazine

No.251 _ bob space / Seoul Lounge

 

 

분주함이 가득한 교내 식당에서 우리는 ‘여유 있는 식사’ 가 무엇인지 재고해 본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 식사를 빠르게 마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서두른다. 널직한 간격으로 배치된 테이블이 공간의 여유를 암시하는 듯 보이지만 공기는 오히려 긴장과 서두름으로 가득하다. 바쁜 발길과 짧은 머무름은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지으며 이용자에게 영향을 준다. 

 

‘여유 있는 식사’ 란 단순한 식사 방식이 아니라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태도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전창을 통해 시야가 옥상 테라스를 넘어 주변 동네 풍경까지 확장되어 보이는 잠재적인 매력이 뛰어난 곳이다. 장소가 가진 장점을 고려하여 주방을 공간의 중심으로 두고 풍경과 맞닿은 공간을 식사를 위한 장소로 비운다. 식사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시선이 이어지도록 유도하며 풍경의 연속성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이는 내외부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식사라는 일상의 행위가 보다 넓은 풍경 속에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공간은 재료 적용 질서와 세밀도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에 위치한 주방은 무게감 있는 볼륨으로 설정하고 석재와 같은 중량감있는 마감재를 적용해 공간의 밀도를 높인다. 반면, 식사 공간에는 세분화된 요소들과 목재와 같은 경량 마감재를 사용하여 밀도를 낮춰 외부로 팽창하는 듯한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내부에서 외부 처마까지 이어지는 천장의목재 루버는 시각적 연속성을 더해줘 식사 도중 자연스럽게 외부 풍경과 자연을 감상하고 계절과 날씨의 변화를 느끼며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서울라운지는 단순한 급식 공간을 넘어 일상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