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청주수곡 행복주택

# space

Cheongju Sugok Public Rental Housing

 

 

낯섦으로 채워진 집

 

틈을 만들며 쌓아올린 볼륨, 그림자가 드리워진 깊이 있는 표정, 울타리가 없는 경계, 마을의 일부가 된 크고 작은 상가와 마당, 골목길 같이 둘쑥날쑥한 공용복도, 조형이 된 옥외계단, 층고 높은 공유주방과 개방감 좋은 론드리카페, 하늘이 보이는 6층 옥외체육공간, 창호가 없는 개인 발코니.

 

이 집의 이곳 저곳을 채우고 있는 이 공간들은 언제부턴가 주거의 영역 밖으로 조금씩 밀려나면서 오늘날 공동주택에서는 이미 낯선 풍경이 되었다. 효율성과 경제성, 편리한 유지관리, 안전과 보안이라는 이유로 만들어진 경직된 프로토타입prototype은 지역사회와 단절된 섬 같은 주거조직을 만들었고, 안에서는 이웃과의 어색한 만남을 강요했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의 개인화, 더 강력해진 펜데믹, 지역사회 관계망 소멸이라는 무거운 담론은 공동주택의 거주성과 연대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건축적 시도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촉발 했다. 

 

청주수곡 행복주택은 일반주거지역 단일필지에 계획된 지상11층 규모의 주상복합 공동주택이다. 기존 도시조직과 경관을 배려하고, 복합용도 간 적절한 분리와 영역성을 강화하며, 외부공간의 다양화와 적절한 연계를 통해 커뮤니티와 프라이버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수 있는 계획을 담았다. 우리는 이 ‘집’이 건강한 도시건축으로서 사회에 공고히 뿌리 박혀 있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의 다양한 건축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는 작은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마당에서 시작하는 집

 

1_‘마을마당’은 이 집의 중심공간이자 주변 마을 조직을 흡수하고 ‘마을길’로 확장하는 매개공간이다. 윗층에 사는 거주민은 물론 2층 업무시설의 근무자들과 1층 상가 방문자들을 유인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나누는 마을 공유 공간이다.

 

2_모든 단위세대는 ‘마을마당'을 중심으로 세 개의 주거블럭으로 조직되어 남-동-서향 ‘ㄷ'자로 배치하였고, 각 블럭은 ‘열린 복도’를 통해서 층별로 연결되어 있다. 거주민은 도로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각층의 열린 복도를 통해 집으로 귀가한다.

 

3_입체적으로 교차된 주거블럭 사이에 생성된 보이드 공간은 주변도시의 다양한 시각적 장면을 행복주택 안으로 끌어드리고, 서로 다른 성격의 주민공동시설과 옥외공간은 다채로운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